2008년 6월18일

부자 되는 비결3 - 볍씨 한 알

  옛날에 큰 부자가 아들 3형제를 길러 장가들인 뒤에 함께 살았다. 그는 어떻게 하면 아들들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잘 지킬 수 있을까를 생각하였다. 어느 날, 그는 며느리들을 차례로 불러서 ‘아주 소중한 것이니 받아라.’하면서, 볍씨 하나씩을 주었다. 큰며느리가 받아 가지고 나와서 보니, 볍씨 한 알이었다. 큰며느리는 시아버지가 노망이 든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버렸다. 둘째 며느리 역시 시아버지가 노망이 들었나 보다 생각하고, 까서 먹어 버렸다.
 셋째 며느리는 여기에 깊은 뜻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녀는 말총을 뽑아 올무를 만들어 놓은 다음, 그 안에 볍씨를 놓아두었다. 조금 있으니까, 참새 한 마리가 그 볍씨를 먹으러 왔다. 그녀는 얼른 올무의 끈을 잡아당겨 참새를 잡았다. 그 때 마침, 이웃집 노파가 약에 쓰려고 한다면서 달걀 하나를 주고 참새를 가져갔다.
 그녀는 그 달걀에 먹으로 표시를 한 다음, 다른 달걀과 함께 어미닭이 품게 하였다. 병아리가 깬 다음, 그녀는 그 병아리를 자기 몫으로 잘 길렀다. 그 병아리가 자라 어미닭이 되어 알을 낳으니, 그 알을 모아서 팔아 새끼 돼지 한 마리를 사서 길렀다. 그 돼지가 자라 새끼를 낳은 뒤에는 그 새끼를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주어 기르게 한 뒤에 이익을 반분하였다. 돼지를 판돈으로 송아지를 사서 기르고, 소가 여러 마리가 된 뒤에는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 주어 기르게 하고 이익을 반분半分하였다. 이렇게 하여 10년을 지내고 보니, 큰돈이 되었으므로, 그 돈으로 논 닷 마지기를 샀다.
  어느 날, 부자는 세 며느리와 아들을 불러 앉힌 뒤에 10년 전에 준 볍씨를 어떻게 하였느냐고 물었다. 첫째 며느리는 버렸다고 하고, 둘째 며느리는 까서 먹었다고 하였다. 셋째 며느리는 논문서를 가져왔다. 그는 셋째 며느리를 크게 칭찬한 뒤에 말했다.
 “재산은 남자보다도 안에서 살림을 잘 해야 느는 법이다. 내가 준 볍씨를 첫째와 둘째는 가볍게 생각하고 버렸지만, 셋째는 그것을 불려 논을 샀다. 이로 보아 이 재산을 지킬 사람은 셋째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셋째만 남고, 첫째와 둘째는 집을 나가서 재주껏 빌어먹고 살다가 10년 후 내 제삿날 들어오너라. 내가 유서遺書를 대들보 위에 올려놓고 죽을 터이니, 그날 와서 뜯어보아라.” 첫째와 둘째 아들 내외는 아무 말도 못하고, 보따리 하나씩을 챙겨 들고 집을 나섰다.
  10년 후에 첫째와 둘째가 집으로 와서 아버지 제사를 지낸 뒤에 유서遺書를 뜯어보았다.
  “첫째와 둘째는 나가서 고생 많이 하였다. 셋째는 많은 재산을 지키며 사느라고 정말 애썼다. 내가 남긴 재산은 셋이서 똑같이 나누어 갖고, 의좋게 살아라.”
  삼형제는 아버지의 유언遺言대로 재산財産을 나누어 갖고 의좋게 살았다.

최운식崔雲植 『옛날 옛적에』(민속원) 中에서

 이 이야기에 나오는 부자富者 되는 비결秘訣은 ‘남다른 지혜智慧와 인내忍耐 와 노력努力’이며, 특별히 ‘안주인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볍씨→ 참새 → 계란 → 병아리 → 어미닭 → 새끼 돼지 → 어미 돼지 → 송아지 → 어미 소 → 논(다섯 마지기)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10년 동안에 볍씨 하나를 논 다섯 마지기로 재산財産을 증식增殖한 며느리의 지혜智慧는 우리도 본받아야 할 귀한 교훈입니다. 오늘도 보람찬 하루가 되시기를 빕니다.

배원룡裵源龍 (본회 상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