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5월26일

말의 목을 벤 김유신 - 斬所乘馬 참소승마

  김유신은 어렸을 때에 어머니가 날마다 엄한 훈계를 하여 함부로 교유하지 못하게 하였다. 하루는 우연히 女隸(여예; 여자 노예)인 천관의 집에서 유숙하고 오자, 어머니가 대면하여 꾸짖기를 “나는 이미 늙었으므로 네가 자라서 공명을 세우기를 밤낮으로 바라고 있는데, 이제 너는 어린아이들과 어울려 희롱하고 술집에서 음탕한 짓을 한단 말이냐?” 하고 울부짖기를 그치지 않았다. 김유신은 즉시 어머니 앞에서 다시는 술집 문 앞을 지나가지 않기로 맹세하였다. 하루는 술에 취하여 돌아오는데, 말이 옛길을 따라 잘못 창기의 집에 이르렀다. 김 공은 이를 깨닫고 타고 있던 말을 목 베고서 안장을 버리고 돌아왔다.

(출전) 成百曉 역주『海東小學』(전통문화연구회)

성백효 선생은 본회 부회장이고 동양고전 국역총서의 주요 역자이십니다. 이 글은 성 선생께서 현토 완역한 『海東小學』4편 稽古(계고; 선인들의 사적을 밝힌 글)에 실린 번역문입니다.
모친의 꾸중으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愛馬의 목을 친 김유신 장군의 결단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오늘도 斬所乘馬(참소승마)의 의미를 되새기며 복된 하루가 되시기를 빕니다.

裵源龍 (본회 상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