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셋 낳을 때까지 날개옷을 돌려주지 마라

<나무꾼과 선녀> 설화에는 두 가지 禁忌가 등장합니다. 첫 번째 금기는 사슴이 나무꾼에게 내린 것으로, ‘선녀가 아이 셋을  낳기 전에는 날개옷을 돌려주지 말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禁忌는 선녀가 나무꾼에게 내린 것으로, ‘天馬를 타고 지상에 내려가되 절대로 말에서 내리지 말라.(땅을 딛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금기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금기는 나무꾼과 선녀의 神聖婚(신성혼)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슴이 내리는 금기입니다. 선녀는 날개옷이란 神聖徵表(신성징표)를 지닌 인물입니다. 날개옷만 있으면 천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입니다. 이러한 선녀가 지상에서 나무꾼의 아내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날개옷의 신성성을 상실할 때까지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최소한의 시간 설정이 바로 ‘아이를 셋 낳을 때’까지의 시간입니다. 아이를 셋을 낳을 때까지 시간이 경과하면 날개옷이 좀이 먹어 못 쓰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날개옷의 효능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날개옷의 飛翔力(비상력)은 아이들 두 명까지가 한계입니다. 선녀가 아이 세 명을 한꺼번에 데리고 승천하고자 하면 날개옷 입고 비상할 수 있는 무게의 한계를 넘어서서 불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선녀는 자식에 대한 애착이 많습니다. 어느 하나라도 지상에 남겨 두고는 하늘에 오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 셋을 낳으면 할 수 없이 지상에 남아서 나무꾼의 아내로 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첫 번째 금기의 의미는 ‘선녀와 나무꾼의 神聖婚 유지’입니다.
그런데 禁忌는 깨어지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그래서 판도라의 상자도 열렸고, 롯의 부인은 불타는 멸망의 도시를 뒤돌아보고 말았던 것입니다. 모든 禁忌의 違反(위반)에는 懲罰(징벌)이 따릅니다. 나무꾼은 ‘아이 셋 낳을 때까지 날개옷을 돌려주지 말라.’는 금기를 어겼습니다. 선녀가 아이 둘을 낳았을 때 ‘이제는 괜찮겠지.’하고 날개옷을 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선녀는 날개옷을 입고 아이 둘을 양팔에 나누어 안고 하늘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나무꾼은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과 생이별을 하는 징벌을 당합니다. 그러나 이 징벌은 비교적 가벼운 징벌입니다. 강력한 징벌의 경우에는 대개 죽음이 수반됩니다.

설화 속에는 ‘만지지 마라’, ‘먹지 마라’, ‘뒤돌라 보지 마라’ 등의 많은 금기가 나옵니다. 이러한 금기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이러한 의미를 탐구하면서 설화를 읽다 보면 새로운 재미를 맛볼 수 있게 됩니다.

우리의 전통문화에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시는 회원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오늘도 복된 하루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裵源龍 (본회 상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