植木日 회고 - 떠내려가는 지붕 위에라도 나무를 심자.

4월 5일을 寒食이자 植木日입니다. 저는 오늘 50년 전에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植木日 포스트에서 받은 충격적인 감상을 소개하는 것으로 오늘의 오솔길을 대신할까 합니다. 저의 고향은 경북 尙州입니다. 상주읍의 남쪽에 연접한 外南面 외남초등학교에 다닐 때입니다.
학교 앞에 조그마한 문방구가 있어서 그곳에서 공책이며 연필을 사곤 했었습니다. 식목일을 앞둔 어느 날 학용품을 구하기 위해 문방구를 찾았는데, 바로 그 입구의 벽에 포스터 한 장이 붙어 있었습니다. 저는 당시에 그 포스트를 보는 순간 제 가슴이 떨려오는 놀라움이 밀물처럼 밀어닥쳤습니다. 어린 저에게는 정말로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그림은 내용은 큰 홍수에 초가집이 집채로 떠내려가고 있는 장면이 그림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 밀짚모자 쓴 농부 한 사람이 삽을 들고 지붕 위에 올라가서 지붕의 한 가운데를 파고 소나무 한 그루를 심는 장면이 신문의 만평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그림보다도 포스트에 적힌 글귀[표어]가 화살처럼 제 어린 눈과 심장으로 날아들었습니다."떠내려가는 지붕 위에라도 나무를 심자."
당시에는 마을 주변의 산들은 겨울 한철을 따뜻하게 날 수 있는 땔감의 공급원이었습니다. 가랑잎은 물론이고 풀까지 모두 깎아서 갈퀴로 박박 긁어서 집집마다 날라다가 밥도 짓고 군불도 때고 이렇게 겨울 난방을 해결했던 것입니다. 그 탓에 산은 민둥산이 되어, 초등학교 저학년인 제 키보다 큰 나무가 별로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조금만 큰비가 와도 산사태가 연중행사처럼 일어났습니다.
정부에서는 사방공사란 이름으로 마을 사람들을 소집하여 나무심기를 연례행사로 했고, 저희 같은 학생들은 아카시아 씨앗이며, 풀씨를 훑어서 학교로 날랐습니다. 이렇게 모아진 씨앗들은 사방공사를 통해서 민둥산에 뿌려졌고, 그 씨앗들이 싹이 터서 오늘날 우리나라의 산들을 푸르게 변화시킨 생명의 씨앗이 되었던 것입니다.
전국의 학생들이 고사리 손으로 모은 풀씨와 전국의 아저씨 아주머니의 사방공사에 의해서 오늘의 산들은 그 푸름을 되찾았던 것입니다.
이제 우리 고향의 산에는 사람들이 들어가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숲이 우거졌습니다. 고사리 손들을 포함하여 전 국민의 손길에 의해 이룩된 금수강산, 이제는 훼손하지 말고 子孫萬代에 전할 수 있도록 가꾸고 보전하는 데 힘써야 할 것입니다.
다시는 떠내려가는 지붕 위에서 나무를 심지 않도록 말입니다. 나무 한 그루 심고, 또 이미 심은 나무가 잘 자라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그런 식목일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裵源龍 (본회 상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