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父母 - 아버지 낳으시고 어머니 기르신 은혜

  아버지와 어머니가 부모입니다. 부모와 자식은 하늘이 부여한 만남으로 이루어진 관계입니다. 이를 천륜이라 합니다. 사자소학 첫머리에 ‘父生我身하시고 母鞠我身하시다.’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내 몸을 낳으시고 어머니는 내 몸을 기르셨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낳아 주고 길러 주신 은혜를 말한 거지요. 3㎏ 전후의 핏덩어리가 오늘이 되기까지의 고마움을 알게 한 대목입니다. 또 한편 궁금하기도 할 것입니다. 어째 아버지가 낳으신 건가하고 말입니다. 무언중에 성교육도 된 거지요. 조숙한 아이들은 자기가 태어남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공동 작업이 있었음을 눈치 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한문은 이렇게 함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고비考妣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직도 부모라고 부를 분이 계시는 분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부모가 돌아가시고 나면 형제자매도 모두 끈 떨어진 구슬이 됩니다. 간혹 신문의 부고訃告란을 보면 애자哀子 고자孤子 애고자哀考子라 하는 것이 있는데 이도 부모의 생존 여부에 따른 호칭입니다. 애자는 어머니가 돌아간 분이고 고자는 아버지가 돌아간 분이며 애고자는 부모가 모두 돌아가신 분입니다. 자주 쓰이지는 않아도 부모를 부양爺孃, 옹온翁媼이라고도 합니다.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나는가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선택이 아닙니다. 우주 질서의 화합 작용 속에서 부여되는 결과입니다. 이 주어진 결과는 자신의 분복입니다.
  사자소학은 어린이를 가르치는 한문교본입니다. 이 책도 여러 가지 이본이 있는데, 주자의 소학이 널리 읽혔습니다.

金慶洙『나를 움직인 한마디의 말』(글누림) 中에서

  내일(5월 8일)은 어버이 날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어버이께서 더없이 행복한 하루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자녀분들께는 어버이와 함께 행복을 가꾸는 하루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裵源龍(본회 상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