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아직도 양력에 못지않게 음력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양력 날짜 밑에는 음력 날짜와 그날의 干支가 밝혀져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예를 들어 2008년의 달력의 경우 1월 1일은 ‘1’이란 숫자 밑에 ‘新正(신정)’이라고 적혀 있고, 2일의 ‘2’라는 숫자 밑에는 ‘11.24 辛丑’이라 표기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2008년 1월 1일은 음력으로 2007년 11월 23일입니다.

음력으로는 아직도 2007년이 끝나지도 않았습니다. 양력으로만 2008년이 시작되었고, 음력으로는 아직도 2007년이란 얘기입니다. 그것도 한 달 이상이나 남아 있어 음력으로 새해를 맞이하려면 일주일이나 더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매일 매일의 干支는 음력을 중심으로 하여 정해집니다. 물론 연도별 干支도 음력을 중심으로 하여 붙여지는 것이지요.

사정이 이러할진대 2008년도 달력의 연도 표시는 아라비아 숫자로 2008년이라 해도 아무 하자가 없습니다. 그러나 간지를 戊子年(무자년)이라고 밝히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양력 2008년은 음력으로는 2007년 11월 23일~2008년 12월 5일까지입니다. 그러므로 2008년 달력의 표지에는 당연히 2007년의 간지 丁亥年(정해년)과 2008년의 간지 戊子年을 둘 다 밝혀야 됩니다.

달력의 표기가 이렇게 되지 않으니까, 사람들은 양력으로 2008년이 되면 간지로 戊子年이 되는 줄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방송이나 신문 등의 언론에서도 보신각 타종식을 취재하면서 ‘戊子年’ 새해가 밝았다 어쩌고 하면서 戊子年이란 잘못된 간지를 홍수처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말연시 연하장이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과정에서도 ‘戊子年’이란 간지가 범람하고 있으며, 새해 덕담을 나눌 때에도 “戊子年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런 인사를 나누곤 합니다.

  그러나 2008년 1월 1월은 戊子年이 아니라 ‘丁亥年 11월 23일’이니 얼마나 잘못된 발표입니까? 이러한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달력을 만들 때는 음력 두해의 간지를 모두 밝혀 혼란을 막는 것이 좋겠습니다.

내년도 달력에는 ‘2009년 戊子年~己丑年’과 같이 두 해의 간지가 밝혀지길 희망합니다.

◈ 오늘은 2008년 1월 25일[음력2007 丁亥年(정해년) 섣달 열여드레]입니다. 丁亥年의 세모를 보람차게 마무리하시고, 다가오는 희망찬 戊子年에 큰 소망 성취하시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