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6월4일

망종芒種 - 보리와 벼의 임무 교대기

망종芒種은 이십사절기의 하나로 소만小滿과 하지夏至 사이인 양력 6월 6일경에 든다.
 ‘芒’자는 ‘까끄라기 망’으로 낱알의 끝에 까끄라기가 붙어 있는 벼, 보리, 밀 등의 곡식류를 통칭하는 한자이다. ‘種’자는 ‘씨앗 종’, ‘심을 종’의 뜻으로 쓰이는 한자이다. 이 두 글자를 연결하면 첫째는 ‘벼나 보리 따위 같이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을 뜻하고, 둘째는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을 심다.’를 뜻한다.
 그런데 망종芒種 절후의 농사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보리나 밀은 추수를 하여 망종(芒種;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의 씨앗)을 거두어들이고, 벼는 이미 모판에 망종(芒種;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을 심음)했던 벼를 본 논에 이앙하는 때를 의미하므로, 이 망종芒種 속에는 보리와 밀의 추수와 벼의 이앙移秧이란 두 가지 의미가 다 들어 있다.
 보리가 서 있던 논에는 모내기 한 벼가 대신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곧, 보리와 벼가 임무를 교대하는 시기가 바로 망종芒種의 절기이다.
 지금은 논에다 보리나 밀을 심는 경우가 드물지만 1960~70년까지만 해도 대체로 벼와 보리를 2모작하는 논이 대부분이었다. 보리를 베고 난 논을 손질하여 비로소 벼를 옮겨 심는 망종芒種을 행했던 것이다.

 망종芒種의 절후에 금년 벼농사의 대풍大豊을 염원하며, 오늘도 복된 하루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裵源龍(본회 상임연구위원)